10월 마지막 일요일 가을이 한껏 무르익어 온 산하는 단풍물결로 물들이고 있어 그 단풍 속으로 빠져들기에 딱 좋은 오늘 소문나지 않았지만 내장산 단풍보다 더 아름답고 고운 채색을 자랑하는 연악산(淵嶽山) 갑장사(甲長寺)로 떠나 보았다.
가을의 풍성함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빛내주는 가을 단풍은 많은 사람들의 생각을 묻어내고 또 쓸어내어 인간세상을 각종 색으로 표현하는 것이아닌가 싶다.
그 채색된 가을 속으로 걸으면서 우리 삶 속의 스트레스도 해소하고 신체 리듬도 강화시키면서 삶에 비타민을 제공하기도 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곳저곳 시선을 부지런히 기웃거리는 것이 아닐까?
상주시내를 지척에 두고 옆길로 들어서면 연악산이 있고 그 가늘 길 양편에는 어디에 내어 놓아도 손색이 없는 고운 단풍 길이 갑장사 주차장까지 계속 펼쳐진다. 갑장사는 자동차로 갈 수 없는 우리나라에서 몇 안되는 사찰이다.
갑장사에 가기 위해서는 최소한 30분 정도 무수히 많은 돌과 계단을 올라가야 한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그 길 양쪽에는 동양화보다 더 아름다운 단풍이 뽐내기 좋은 큰 활엽나무가 무수히 자신의 색을 뽐내고 있어 오히려 느낌이 새롭다.
그 단풍나무 길 사이를 걸어 올라가면 숨은 가쁘고 다리는 아프지만 작은 바람에 팔랑이는 오색 잎 인사에 내가 이곳에 올 수 있었음에 감사하는 마음이 절로 난다.
눈부신 단풍의 환영 속에 갑장사 가파른 언덕길 정상을 오르자 더 고운 자태를 한 단풍들이 마지막 눈길을 빼앗고 대웅전은 어느 사찰보다 소박하고 단아한 모습으로 다른 절집의 느낌과는 사뭇 다르게 다가온다.
갑장사는 상주시 지천리 산 5번지 연악산(淵嶽山)의 상봉에 있는 작은 암자로 고려 공민왕 22(1373)년 나옹(懶翁)선사가 창건했다고 한다.
상주의 옛 지명은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상산(尙山)이며 상산지(尙山誌), 고적조(古蹟條)에는 상주의 성 밖 사방에 남장, 북장, 갑장, 승장, 4개의 큰절이 있어 4장사(四長寺)라 불렀는데 이 가운데 갑장사는 4장사(四長寺)에서도 가장 으뜸가는 절이란 뜻을 가지고 있다.
대웅전 앞뜰 주인장인 삼층석탑은 경상북도 문화재 자료 제125호로 고려시대 석탑으로 오랜 역사를 일러준다. 그리고 무엇보다 갑장사는 규모가 소박하고 어느 집 마당과 같이 크지 않다.
아마 이곳이 산 정상부분이고 또 자동차 길이 없어 갑장사 전용의 케이블카가 설치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옛날에는 지게로 이동할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렇지만 갑장사 옆에는 매우 큰 휴식처가 있다. 산 정상에 저렇게 큰 평편한 곳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큰 규모로 우뚝 솟은 소나무와 돌탑 그리고 간단한 체육시설까지 갖추고 있어 시민들의 휴식처로 그만이다.
그리고 그 끝에는 높이가 최소 60미터 이상 되는 수직 바위가 있어 얼마 전 타개한 노무현 대통령의 부엉이 바위가 연상될 정도로 아찔한 높이는 새삼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한다.
그 암벽 위에서 상주평야를 보니 누렇게 익은 황금들녘은 상주의 부를 상징하듯 수 없이 펼쳐지고 있어 상주시가 지난 IMF를 실감 못했다는 말에 실감하면서 갑장사 소박한 분위기에 채색되어 행복한 마음으로 가을의 단풍을 가슴에 담고 내려온다.
< 갑장사 가을 단풍 포토 포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