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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6-07-25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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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칼럼] 설 민심을 두려워하라

- 모락 권정찬/화가, 비평가 -

기사입력 2026-02-10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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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은 정치의 민낯을 가장 또렷하게 드러내는 명절이다. 여론조사 수치보다 식탁 위 대화가 더 정확하고, 방송 토론보다 친척 간의 허심탄회한 말 한마디가 더 잔인하다. 이번 설 민심은 분명하다. 시선은 대선도, 거창한 이념도 아닌 지방선거로 쏠린다. 삶의 온도가 직접 닿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집권여당은 완벽하다고는 보지 않는다. 그러나 적어도 실용주의라는 언어로 나눔을 설계하려는 제스처는 보인다. 성과가 충분한지는 별개로, 방향은 현실을 향해 있다. 정책은 이념이 아니라 생활에서 검증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쪽의 태도다. 설 민심은 이런 태도에 점수를 준다. “잘했느냐보다 하려고 하느냐를 먼저 묻기 때문이다.

문제는 야당이다. 정권이 바뀌어도 바뀌지 않는 습관, 아니 고질병에 가깝다. 정책 경쟁 대신 여당 헐뜯기, 국민 설득 대신 당내 주도권 싸움, 미래 비전 대신 경쟁자 도려내기, 보수당이라면 가져야 할 책임의 언어, 대안의 언어는 실종됐다. 남은 건 독식의 본능과 보신의 계산뿐이다.

더 심각한 대목은 검증되지 않은 후보를 밀어붙이는태도다. 인물은 정책을 대변하고, 정책은 세계관을 드러낸다. 그런데 검증을 회피한 채 지지층 결집만 노린다면, 그것은 선거가 아니라 도박이다. 설 민심은 도박을 싫어한다. 가족 앞에서조차 설명 못 할 선택을 누가 투표장까지 가져가겠는가.

설 연휴의 대화는 냉정하다. “누가 싫으냐보다 누가 우리 동네를 맡겨도 되느냐가 기준이 된다. 이 질문 앞에서 야당은 아직 답을 내놓지 못했다. 보수의 역할은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라, 안정과 대안의 제시다. 그런데 지금의 야당은 안정도, 대안도 아닌 소음에 가깝다그래서 이번 설 민심은 움직인다. 크게 요동치기보다 미세하게, 그러나 분명하게, 구호가 아니라 행정, 인물이 아니라 검증, 분노가 아니라 실익 쪽으로 지방선거는 이 민심의 시험대가 될 것이다.

정치는 설날 밥상에서 평가받는다. 거기엔 편집도, 연출도 없다. 야당이 이 사실을 계속 외면한다면, 설 민심은 말없이 등을 돌릴 것이다. 그리고 그 침묵이 가장 무서운 심판이 된다. 당보다 인물이 우선이다.
 

▲ 모락 권정찬(화가, 비평가)

상주인터넷뉴스 (heeok508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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