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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6-08-24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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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칼럼] 역사와 문화가 대세다

- 모락 권정찬(화가, 비평가) -

기사입력 2026-08-02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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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나라와 지역이 지속적으로 융성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역사와 문화에 대한 투자가 우선되어야 한다. 아파트가 넘쳐나고, 도로와 터널이 사방으로 뚫리며, 각종 관광시설과 건축물이 들어선다고 해서 지역이 살아나는 것은 아니다. 그 지역만의 역사와 문화라는 정체성이 없다면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고도 결국 남는 것은 획일적인 풍경뿐이다. 인구 감소를 이유로 추진되는 단기적이고 보여주기식 개발은 오히려 지역의 몰락을 앞당길 수 있다.

지역의 경쟁력은 역사와 문화에서 시작된다. 역사 유적을 발굴하고, 자료관과 박물관, 미술관, 작가촌 등을 체계적으로 조성해야 한다. 이러한 공간은 단순한 전시시설이 아니라 지역의 정체성을 미래 세대에게 전하는 문화 자산이자 관광의 원천이 된다.

상주는 삼한시대부터 이어져 온 깊은 역사와 함께 고녕가야라는 중요한 기록을 품고 있다. 이제는 학술대회나 고분 발굴에만 머물 것이 아니라 국내외에 흩어져 있는 상주 관련 유물을 체계적으로 조사하고, 소장처를 파악하며, 중요한 문화재의 귀환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또한 시민들의 역사 인식을 높이고 상주의 역사적 가치를 널리 알리는 데 더욱 과감한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문경 역시 마찬가지다. 김유신과 소정방이 맞섰던 것으로 전해지는 당교의 역사성을 재조명하고, 견훤 탄생지에 대한 철저한 고증과 정비를 통해 역사 교육과 관광이 함께 이루어지는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 형식적인 기념시설 하나를 세우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정확한 역사적 근거를 바탕으로 사람들이 찾고 배우는 역사 탐방 코스를 만드는 일이 더욱 중요하다.

또한 지역을 거쳐 간 역사 속 인물과 문화예술, 건축과 기록을 기념하는 공간도 필요하다. 미국이나 유럽의 작은 도시를 가보면 규모는 작아도 가족박물관이나 지역박물관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지역민은 자부심을 갖고, 관광객은 그 지역만의 이야기를 만난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문화 인프라를 더욱 확대해야 한다. 특히 경북은 찬란한 역사에 비해 대표적인 도립미술관조차 없는 현실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반면 전라도는 시립과 도립미술관이 고르게 조성되어 지역 문화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으며, 광주 역시 문화예술에 대한 꾸준한 투자로 도시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 왔다.

선진국들이 세계적인 박물관과 미술관을 국가 경쟁력으로 키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프랑스의 루브르, 영국의 대영박물관은 단순한 전시장이 아니라 수많은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문화산업의 중심이다. 결국 역사와 문화, 예술을 잘 가꾼 나라는 그 자체가 세계인의 여행지가 되고, 막대한 관광 수입과 국가 브랜드를 함께 얻는다.

지방자치단체가 다른 지역을 그대로 벤치마킹하는 방식으로는 오래갈 수 없다. 음식은 같은 메뉴를 따라 만들 수 있지만 관광은 그렇지 않다. 관광객은 오직 그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이야기와 역사, 문화적 감동을 찾아 떠난다. 일본과 우리나라의 여러 관광지가 한때의 인기를 잃고 쇠퇴한 이유도 개성과 정체성을 잃었기 때문이다.

지역의 미래는 화려한 건물의 숫자가 아니라 역사와 문화의 깊이에서 결정된다. 역사는 보존할 때 가치가 생기고, 문화는 가꿀 때 경쟁력이 된다. 이제 지방자치단체는 단기적인 성과보다 백 년을 내다보는 안목으로 역사와 문화를 차곡차곡 쌓아가야 한다. 역사와 문화, 그리고 개성만이 지역을 살리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여는 가장 강력한 자산이다.
 

▲ 모락 권정찬(화가, 비평가)

상주인터넷뉴스 (heeok508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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